우리끼리 톡

이사 후 유산.. 또 한 번의 이사를 앞두고. 파란비행기    2014-03-19

벌써 2년이 되어가네요. 올 6월말이면 또 한번의 이사를 앞두고 있으니.

 

첫 신혼집은 시댁에서 얻어주신 원룸건물의 주인세대였어요. 넓긴 했지만 맞벌이하던 시절에 몰랐던 엄청난 근처의 비행장 소음을 막달 출산휴가에 들어가고야 알았어요.. 아이 낳고 지낸 두번째 겨울에 곰팡이 결로에 벽지가 다 들떠 단열공사까지 한 상태였는데 날 풀려 창문을 열고 지내면 음악소리 대화소리도 안들릴 정도의 소음이 몇분 간격으로 들려오니 전 아기 안고 거의 패닉상태였어요.. 전세만료를 5달 앞두고 있었지만 거기서 여름을 날 자신이 없었고 급히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근처에 사시던 시어머니가 이사얘기를 들으시더니 갑자기 대출 받아 아파트로 가라며 이동네 저동네를 추천하셨어요. 결혼 초라 암것도 모르고 전 그냥 시키시는대로 아기안고 돌아다녀봤어요. 여기 다녀오면 전화하셔서 거기 뭐가 나쁘니 다른데 가라시고.. 그럼 또 거길 가보고.. 그나저나 비싸더군요. 남편은 출근수단인 1호선 근처를 원하고.. 전 소음탓에 이사하는 거니 바로 옆은 무리라 도보 10분 거리의 아파트를 알아보니 필요한 대출금액은 5,6천이 되더라구요.. 남편과 상의해 앞으로 차차 상환하자 하고 그렇게 지금 집을 대충 결정하고 남편과 어머니께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오는 길에 어머니 말씀.. 그 대출금액 어떻게 남편 혼자 갚냐고 저에게 아직 돌도 안된 아기 어디 맡기고 일하러 가라시네요. 어머니는 애초에 아기 못본다 말씀하신 상태였고 저도 맡길 마음은 없었어요. 그냥 멍하게 있다가 집에 와서 전화드렸네요. 아파트 고집한건 어머니시고.. 전 좋은 집 가자고 어린 애 남에게 맡길 생각 없다고요. 저희 상황 맞게 알아서 하겠다구요.

 

담날 남편은 어머니가 필요한 대출금 반 보태주신다고 그 집 가라셨답니다. 전 안받는다고 했지만 남편은 마지막 한번만 하시라는대로 하고 담부턴 받지도 시키는대로 하지도 말자 절 설득했네요. 그렇게 이 집을 계약했어요.

 

그런데 이사자체도 큰 일이더군요. 친정아버지 직업탓에 이사를 수도 없이 했지만 역시 어른이 되어 직접 하는 이사는 다른 문제였어요. 할머니가 혼자 사시던 지금 집은 상태가 별로였던지라 도배장판페인트가 필요했어요. 그런데 하루 걸린다던 공사는 이사당일인 다음날 오후까지 길어졌지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존 살던 집의 잔금이 약속시간보다 5시간이나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저흰 짐도 못들이고 대기비용 물어가며 들어왔네요. 나중에 보니 그건 잔금 늦게 준 쪽에서 주는거라는데 저흰 그런 것도 몰랐어요.. 거울도 깨고 고가 서랍장도 고장내놓은 이사업체는 수리해서 청구하란 말만 하고 자기들끼리 궁시렁거리며 가버리니 전 아기 데리고 무서워서 암말도 못했어요.. 그렇게 짐을 들이고 보니 집안 곳곳 묵은 때.. 싱크대엔 손잡이가 전부 끈적일정도의 기름때가 쌓여있더군요. 매일 밤 아기 재우고 살림 빼고 닦고 다시 정리하는게 일주일도 넘게 걸린 것 같아요. 게다가 고장난 욕조공사를 주인이 자꾸만 미뤄서 한여름에 벌레올라오는 배수구를 한달간 참아야했네요. 그렇게 겨우 공사완료하고 나니 밀린 가스요금고지서가 와서 부동산에 연락하니 집주인이 연락해서 제게 이거저거 다 해줬더니 그런걸 다 받아먹으려한다대요.. 애고.

 

이런 건 그저 지난 에피소드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에 지쳐갈 당시.. 온지도 모르고 있었던 둘째가 갔네요.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으니 제 몸에서 건강하게 자라기 힘들었겠지요. 더 이상 누굴 탓할 기운도 없어서 많이도 울었습니다. 아직도 그 일은 제게 정말 큰 상처가 되었어요. 보호막 노릇을 제대로 못한 자기 탓이라 생각하는 남편이 다독여주었지만 전 이게 다 야물지 못한 제 탓같았어요. 나도 어른인데 왜 그랬을까.. 왜 할말도 못하고.. 내 새끼도 못지키나 싶어서요..

 

그렇게 들어온 집에 그래도 정붙이고 따뜻하고 안락한 집으로 만들어왔어요. 좋은 가구 새물건 없지만 동네 아기엄마들이 오면 잡지에 나오는 집같다고도 해주며 좋아라해요. 아이옷물건 다 얻어써가며 돈도 열심히 아꼈어요. 그러다 집주인이 연초에 연락해서 자기들이 여기로 들어오겠다고 해서 6월 말 이사를 앞두고 있네요. 그리고 저희에겐 다시 온 둘째는 7월이면 세상에 나온답니다.

 

건강하게 둘째랑 만나기 위한 이사 체크리스트 몇가지에요. 저같은 초보 주부들도 참고하시길~

1. 집 찾기. - 4월부터 본격찾기. 남향. 10층이상 곰팡이 결로 없는 곳. 볕이 잘 들어야 사람도 화초도 잘 자라고 관리비 줆.

전세대출은 3천이하. 1호선에 도보나 버스로 10분 이내. 내년에 첫째 다닐 어린이집 근처.

2, 살림정리. - 안쓰는 살림, 늘어난 화분은 지역맘까페 드림하기. 비소장용책 중고판매하고 도서관이용. 아이옷 물림하기.

1년이상 안입는 옷은 모은 신문지랑 같이 팔기.(1년 한두번 정리해서 돈만원 버네요. ^^)

3. 업체 선정 - 이사업체, 입주청소업체는 비싸더라도 평 확실한 곳으로~ 돈 좀 더 들이고 몸마음 지키자!

만삭때 이사하는 거라 이번엔 꼭 야무진 입주청소업체 선정해서 맡기려구요.

 

아직은 무리한 대출 끼고 집장만 할계획이 없어서 당분간 전세로 갑니다. 2~4년 더 전세 살다 대출없이 소형아파트 매매나 분양받으려구요. 이사폐사라는데 돈모으면 집장만해서 이사비용과 정신력 아껴야지요.

모두들~ 저같은 아픈 기억 없이 이사 잘하시고 언젠가는 작더라도 안락하고 따뜻한 내집 장만하시길 바래요.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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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2014-04-05 오전 7:14:40 답글쓰기
화이팅하시고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이*하 
2014-03-28 오전 10:15:56 답글쓰기
저도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준비맘으로써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힘내세요~ 엄청 큰 좋은일이 찾아오려고 했나봅니다~
화이팅!!!~  
아*힘 
2014-03-19 오전 11:55:35 답글쓰기
안타깝네요. 그래도 마음 잘 추스리시고 힘 내시는 모습에 저도 같이 응원합니다. 좋은 집에 잘 이사하시고, 내집 장만의 꿈도 빨리 이루길 바랄게요!!!